Ensemble

복잡한 기계는 아름답다.

수많은 요소들이 서로 정교하게 들어맞아 한 부품의 움직임이 다른 부품으로 복잡하게 전달되기 시작하는 순간, 숨을 멈추고 그 광경을 지켜보게 된다. 플루트 솔로의 선율을 바이올린 파트가 이어받아 브라스와 화음을 이루는 동안, 베이스와 팀파니가 낮은 소리로 중심을 잡아 주고, 마침내 모든 악기가 웅장한 하모니를 만들어 내기 시작하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연상시킨다. 복잡한 기계가 주는 감동의 정체는 수많은 개체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통일된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절묘한 앙상블에 대한 경이로움이다. 인체의 해부 도감을 펼쳐 들었을 때, 천체 망원경을 통해 거대한 우주를 처음 바라보았을 때, 손목시계 무브먼트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알게 되었을 때, 그리고 아끼는 자동차의 보닛을 열어 찬찬히 그 속을 들여다볼 때, 우리는 복잡한 기계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자동차는 2만 개 이상의 부품이 조립되어 돌아가는 복잡한 기계의 전형이다. 어지러울 만큼 수많은 부품들이 서로 얽혀 돌아가는 모습은 살아있는 생명체의 기관처럼 신비롭고, 기계들이 닳고 헐거워지면서 힘차던 옛 모습을 조금씩 잃어가는 과정이 모든 생명들의 숙명처럼 애틋하다. 수많은 자동차 애호가들이 엔진을 심장에, 타이어를 튼튼한 다리에 비유하며 특별한 애정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매끈한 외장에 가려져 있던 자동차 본연의 기계미에 주목한다. 자동차는 마치 폭발하는 순간 시간이 멈춘 것처럼 산산조각나 그대로 멈추어지고, 각 부품의 사이사이를 복잡하게 얽힌 배관 자재들이 고정하고 있다. 타이어는 천천히 구동되는 엔진과 맞물려 돌아가고, 관람객들은 자동차의 내장 구석구석을 맨눈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자동차의 안팎을 복잡하게 휘감고 있는 미니어쳐 도로 위에, 걸리버 여행기의 소인들처럼 작은 모형차들이 카메라를 싣고 거대한 기계의 구석구석을 탐험하고 있다. 모형차들이 전송하는 영상들은 벽면의 멀티비젼 스크린에 투사되어, 관객들은 일반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시점으로 자동차를 바라보게 된다. 웅장한 건축물처럼 엔진을 올려다 보고, 차도 바닥의 시점에서 달리는 타이어를 바라보는 드라마틱한 시점의 전환은 복잡한 기계 요소에 대한 우리의 흥미와 애정을 환기할 것이다.

A complicated machine is beautiful.

When the movement of a single part intricately transmits to others as numerous components precisely fit, it makes us hold our breath. It reminds of an orchestra—while the tune of a flute solo is followed by a violin in harmony with brass, the bass and the timpani keep the balance with their low sound and every instrument creates magnificent harmony. Like the orchestra, there is a sense of touching emotion when seeing the unified movements in ensemble created by the many components of a sophisticated machine. Watching detailed illustration of human anatomy, looking up to space through an astronomical telescope for the first time or looking into the tiny components of a wristwatch working, we feel very special about those intricate machines. Uncovering the bonnet of our cars and thoroughly watching the engine room arouse the same sense of awe.

A car is a typical example of a complicated machine that is composed of over 20,000 components. Its countless parts, intertwined and working in tandem, are as marvelous as a creature’s organ. The way machines are little by little waning and losing their former energetic appearance is as wistful as the fate of every creature. Perhaps this is the reason why many car lovers compare a car’s engine to a human heart and its tires to legs, showing their special affection for them. This work pays attention to the true beauty of a the machine concealed by a car’s slick exterior. As if time stopped flowing in the instant of an explosion, the car in the work is paused just like that—completely scattered, and the gaps between each component are supported by intricately jointed steel pipes. The wheels are moving slowly in conjunction with the idling engine. Audiences can see every corner of a car with bare eyes. On its miniature roads, which complexly wraps around the car inside and out, tiny cars as in Gulliver’s Travels, equipped with a camera, explore every inch of the enormous machine. These cameras transmit real-time videos onto multiple screens on the wall for the audiences to experience a car from a unique perspective, a view they otherwise normally do not get to have. This dramatic shift of a point of view, which allows us to look up to an engine like it is a monumental architecture, or look on running wheels from the ground perspective, will arouse our affectionate interests in sophisticated machinery.